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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TBS교통방송 건물 철거 후 ‘남산예장공원’ 개장
남산의 생태환경과 전통 역사문화유산 복원
 
서울시민신문

 

▲ 서울시는 TBS교통방송 건물을 철거한 후 ‘남산예장공원’을 개장했다.(사진제공=서울시청)     © 서울시민신문

남산 예장자락이 아픈 역사를 기억하는 공간이자 시민의 쉼터, 명동 등 인근 지역과 연결되는 관광 허브로 복원돼 시민 품으로 돌아왔다. ‘남산예장공원’이라는 이름으로 6월 9일 정식 개장했다.

 

서울시는 남산의 자연경관을 가리고 있던 옛 ‘중앙정보부 6국’(서울시청 남산별관) 건물과 TBS교통방송 건물을 철거하고, 그 자리에  1만 3,036㎡(약 3,950평)의 녹지공원을 조성했다.

 

면적으로 서울광장의 약 2배 규모다. 공원 하부(지하)에는 남산 일대를 달리는 친환경 ‘녹색순환버스’가 정차하는 환승센터와 40면 규모의 관광버스 주차장이 생겼다.


남산 예장자락은 조선시대 군사들의 무예훈련장(예장)과 녹천정, 주자소 등이 있던 곳으로 여러 시대를 아우르는 역사가 켜켜이 쌓여있다.


일제강점기에는 조선 침략의 교두보인 통감부와 통감관저가 설치되고 일본인 거주지가 조성되면서 본래 모습이 훼손됐다. 1961년 이후에는 중앙정보부 건물이 들어서면서 시민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고립된 장소가 됐다.

 

‘이회영기념관’도 개관한다. 온 집안이 전 재산을 들여 독립운동에 나섰던 우당 이회영과 6형제를 기념하는 공간이다. 개관을 기념해 100년 전 우리 독립군의 봉오동, 청산리 대첩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던 체코군단의 무기가 처음으로 공개되는 특별전이 열린다.

 

서울시는 “이로써 2009년 시작한 ‘남산르네상스 사업’이 12년 만에 결실을 맺었다”고 밝혔다.

 

‘남산르네상스 사업’은 남산의 생태환경과 전통 역사문화유산을 복원하고 경관과 접근성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오세훈 시장은 재임 당시인 2009년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을 발표하고 “남산을 시민들의 친숙한 여가공간으로, 서울의 대표적 관광상품으로 재창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남산르네상스 마스터플랜’의 주요 내용은 ‘회복’과 ‘소통’이라는 두 개의 큰 틀 아래 남산의 4개 자락(장충, 예장, 회현, 한남)과 N서울타워 주변을 재정비해 남산을 시민 일상 속 공간으로 되돌려주는 내용이다.

 

예장자락을 제외한 나머지 3개 자락은 서울성곽 복원, 휴게시설 신축 등을 통해 재정비를 마무리했다. 예장자락은 남산경관을 가리고 있던 기존 건물과 시설을 철거하는 데 시간이 소요되면서 마지막으로 사업을 마무리지었다.

 

한편 서울시는 6월 9일 오후 2시 ‘남산예장공원’ 개장식과 ‘이회영기념관’ 개관식을 개최했다.

 

개관식에서는 오세훈 시장이 ‘이회영기념관’에 유물을 기증한 후손을 대표해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에게 ‘기부증서’를 수여했다.

 

오 시장은 구스타브 슬라메취카(Gustav Slameka) 주한체코대사로부터 개관기념전에 전시될 체코군단의 무기(총)도 전달받았다. 봉오동, 청산리 전투 때 쓰인 것과 같은 종류의 무기로, 서울시가 체코군단공동체로부터 무상으로 대여받아 전시하게 된다.

 

이날 행사에는 박성준, 윤주경, 이상민 국회의원, 황기철 국가보훈처장, 구스타브 슬라메취카 주한 체코대사, 김희걸 도시계획관리위원회 위원장 등 시의회 의원 8명, 이회영 후손인 이종찬 국립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관 건립위원장과 이종걸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등이 참석했다.

 

‘남산예장공원’은 크게 ‘지상’ 녹지공원과 명동~남산을 보행으로 연결하는 진입광장 , 이회영기념관, 친환경 버스환승센터 등 공원 하부 ‘지하’ 시설로 조성됐다.

 

‘남산예장공원’ 입구에 조성된 진입광장에는 에스컬레이터가 설치돼 명동에서 공원까지 쉽게 올라갈 수 있다. 공원 조성 전에는 명동에서 남산을 가기 위해 지하차도 또는 건널목 건너 경사진 길을 올라가야 하는 불편이 있었다.

 

지상 녹지공원에는 남산의 고유 수종인 소나무 군락을 비롯해 18종의 교목 1,642주, 사철나무 외 31종의 관목 6만 2,033주 등 다양한 나무를 식재해 풍성한 녹지를 회복했다. 다양한 산책코스도 조성돼 녹음 속에서 휴식할 수 있다.

 

녹지공원에는 ‘중앙정보부 6국’이 있던 자리에 국가권력에 의한 인권침해 역사를 기억하는 ‘기억6’이라는 공간을 조성, 현재 전시공간으로 운영 중이다. ‘남산예장공원’ 조성과정에서 발굴된 조선총독부 관사 터의 기초 일부분을 그대로 보존한 유구터도 있다.

 

공원 하부 지하공간에 조성된 ‘이회영기념관’에서는 ‘난잎으로 칼을 얻다’라는 이름의 상설전시가 열린다. 후손이 기증한 유물 42점 등이 전시된다.

 

난을 그려 팔아 독립운동 자금에 보탰던 이회영의 묵란(墨蘭)과 낙관, 가명으로 보낸 친필 편지봉투, 신흥무관학교 교관 및 학생들의 사진과 약력 등이 전시되고, 자필로 쓴 경주이씨 족보도 볼 수 있다. 이회영의 아내 이은숙이  남긴 항일독립운동 기록 ‘서간도시종기(西間島始終記)’ 육필 원고도 전시된다.

 

6형제의 초상을 그려 넣은 기념관의 출입문을 지나면 온 집안이 독립운동에 나섰던 일대기가 전면에 펼쳐진다. 서간도 이주부터 신흥무관학교 설립, 봉오동, 청산리 대첩까지 이끌었던 독립운동의 역사가 담긴 영상물도 상영된다.

 

우당 이회영과 6형제는 1910년 경술국치 이후 전 재산을 처분해 압록강을 건너 서간도로 이주, 경학사와 ‘신흥무관학교’를 세우고 평생 독립운동에 투신하는 등 독립운동의 기틀을 다졌다.

 

‘신흥무관학교’는 1920년 일제의 탄압으로 문을 닫기까지 3,500여 명의 독립투사를 길러냈으며, 이들이 주축이 돼 봉오동 전투와 청산리 전투를 승리로 이끌었다. 신흥무관학교 출신들은 의열단, 광복군을 중심으로 활동했다.

 

이회영과 6형제는 독립운동 공로를 두루 인정 인정받았다. 첫째 이건영은 건국훈장 애족장(1999.), 둘째 이석영은 건국훈장 애족장(1991.), 셋째 이철영은 건국훈장 애국장(1991.), 넷째 이회영은 건국훈장 독립장(1962.), 다섯째 이시영은 건국훈장 대한민국장(1949.), 여섯째 이호영은 건국훈장 애족장(2012년)에 각각 추서됐다. 이회영의 부인 이은숙은 2018년 건국훈장 애족장에 추서됐다.

 

서울시는 개관특별전으로 독립군 연합부대가 거둔 불멸의 승전인 봉오동, 청산리 전투를 기념하는 ‘체코무기 특별전’을 개최한다.

 

서울시는 여러 해 동안의 준비 끝에 체코군단공동체로부터 소총 등 당시에 사용됐던 무기(소총, 권총 등)와 지도, 군복 등 28점을 무상대여받아 전시에 올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독립군 연합부대는 1920년 블라디보스톡에 머물던 체코군단(eskoslovenske legie)으로부터 다수의 무기를 획득했다. 이 무기는 봉오동 전투(1920년 6월)와 청산리 전투(1920년 10월)를 승리로 이끄는 데 큰 힘이 됐다.

 

우리 독립군은 돈이나 금붙이뿐 아니라 여인네들이 뽑아 바친 비녀, 은가락지까지 동원해 무기를 구입했다. 대략 소총 1,200여정, 기관총 6정, 박격포 2문, 권총, 수류탄 등이었다. 

 

서울시는 이런 역사적 의미를 널리 알리기 위해 체코군단공동체와 전시유물 지원에 대한 협의를 진행해왔으며, 올해 3월 전시유물 대여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녹지공원 하부에 올해 3월 조성된 ‘친환경 버스환승센터’는 코로나 이후 관광수요에 대비해 명동, 남산 일대 관광버스 주차난을 해소할 관광버스 주차장(40면)인 동시에, 남산 일대를 달리는 친환경 ‘녹색순환버스’가 정차하는 환승센터다.

 

내년 하반기부터 남산 일대에 경유차량이 전면 통제되고 친환경버스만 운영이 가능한 점을 고려해 전기충전소 4기도 설치해 운행에 차질이 없도록 했다.
/이민우 기자

 

 

 


기사입력: 2021/08/03 [09:04]  최종편집: ⓒ 서울시민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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