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중배. 한국조명신문 발행인 겸 편집인. 大記者. 조명평론가. ©서울시민신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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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국민들이 즐겨 하는 말 가운데 “인사(人事)가 만사(萬事)”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 세상의 모든 일 가운데 사람을 제대로 골라서 쓰는 일만큼 중요한 일이 없다”는 얘기지요.
사실 손님이 없어서 망해가던 식당이 붙임성이 좋고, 상냥하고, 친절한데다가 부지런하기까지 한 아르바이트생 하나를 채용한 이후 몇 달이 안 돼서 손님이 미어터지는 ‘핫(Hot)'한 곳으로 변모하는 바람에 기사회생했다는 사례는 심심치 않게 발견됩니다.
이런 식당이 성공한 비결은 오직 하나, 모든 손님들이 호감을 느끼고, 서비스를 받으면 왠지 모르게 기분이 좋아지고, 괜히 한 번이라도 더 가고 싶은 마음이 들게 만드는 그 ‘문제의 아르바이트생’ 하나를 잘 뽑았기 때문이라고 하겠습니다.
이런 식당을 찾아오는 고객들에게 물어보면 열 명 가운데 아홉 명은 “그 아르바이트생, 참 마음에 든다”거나 “그 아르바이트생 때문에 이 집에 자꾸 오게 된다”고 말씀하시는 경우가 적지 않습니다.
◆세상의 모든 일은 ‘인사가 만사’
반면에 잘 나가던 식당이나 기업이 직원 하나 잘 못 뽑는 바람에 고객이 떨어져 나가고 매출이 감소해서 고전하다가 끝내 문을 닫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런 직원들은 뭔지 모르게 고객의 마음을 불편하게 하고, 불평과 불만을 야기하고, 심지어 고객과 다퉈서 마음에 앙금이 쌓이게 하는 일이 잦은 경우가 많습니다.
사실 친절하게 손님을 맞아들여서 기분 좋게 제품을 사도록 만드는 것이 직원의 본분이자 도리입니다. 그러나 문제의 직원들은 마치 가게 앞에 버티고 앉아서 지나가는 사람만 보아도 맹렬하게 짖어대는 사나운 개(맹견)처럼 찾아오는 손님마저 “에그머니나!” 하면서 도망하게 만드는 ‘비상한 재주’(?)를 갖고 있습니다.
이처럼 장사를 하든, 아니면 제조 사업을 하든, 좋은 직원을 가려서 뽑는 것이야 말로 경영자의 본분 제1조 1항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공공 부문도 ‘사람 잘 뽑는 것’이 중요해
작은 식당이나 제조업체에서도 사정이 이럴 진대, 국가의 경영에 참여하는 ‘선출직 공무원’을 뽑는 일의 ‘막중함’은 더 말을 할 나위가 없습니다. 그러니 ‘선출직 공무원’을 뽑는 투표권을 행사하는 국민들의 책임은 참으로 크고 무거운 것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입니다.
다행스럽게도 국민들이 ‘선출직 공무원’들을 잘 선발하는 안목과 지혜를 갖고 있는 경우라면 큰 문제가 없을 것입니다. 사람을 보는 안목이 높고 좋은 자질과 능력, 성품을 지닌 사람에게 제대로 투표를 하는 국민들이 선거에 출마한 후보자 가운데서 가장 적합한 사람을 뽑을 것이 분명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현명한 국민들이 유능하고 인성(人性)까지 훌륭한 사람을 공직자로 선출하는 국가는 안정 속에서 번영과 행복을 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모든 국가의 국민들이 이렇게 수준 높은 안목과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이런 사실은 그동안 우리나라 국민들이 선출했던 대통령들이 어떤 결말을 보여줬는가 만을 살펴봐도 충분히 알 수 있습니다.
현행 헌법이 개정된 1987년 이후 지금까지 선출됐던 대통령들의 임기말 모습을 유형별로 정리하면 ▲임기 말에 자녀가 부정부패를 저지른 것이 드러나 쫓기듯 퇴임한 경우 ▲퇴임을 한 뒤 재직 시에 업체로부터 엄청난 액수의 뇌물을 받은 것이 밝혀져 지탄의 대상이 된 경우 ▲자신이 실제로 소유한 기업에 주식 투자를 했던 사람들에게 큰 손해를 입히고도 끝까지 “그 회사는 내 소유가 아니다”라면서 오리발을 내밀었던 경우 ▲재임 기간 중 가족이 업체로부터 뇌물을 받은 사실이 드러나 검찰의 조사를 받은 경우 ▲‘불통 대통령’이라는 말을 듣는데다가 ‘막후의 인물’에게 지나치게 의존했다는 사실이 드러나 “도대체 누가 진짜 대통령이었다는 말이냐?”라는 비난을 받고 ‘탄핵’까지 당한 경우 등등 “대통령 노릇을 제대로 했다”고 말하기 어려운 사례가 대부분입니다.
소통과 공정, 정의라는 단어를 ‘물에 밥을 말아 먹듯이 자주 했던 현임 대통령 역시 퇴임 후 국민들의 평가가 박(薄)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 보입니다.
◆‘못난 대통령’을 뽑은 ‘유권자’들의 책임이 더 커
어떤 분들은 이런 현상을 놓고 “대통령 깜이 아닌 사람들이 대통령이 돼서 그렇다”고 말씀을 합니다. 하지만 한 번 되짚어 생각하면 꼭 그런 것만도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령 대통령 깜이 아닌 사람이 대통령 선거에 출마를 하더라도 국민들이 그 후보의 자질과 능력, 인품 등을 제대로 파악해서 ‘뽑지 않을 기회’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 자질과 능력, 인성을 갖추지도 않고 “당선이 되면 좋고, 안 돼도 그만”이라는 생각으로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사람보다 그런 사람을 덜퍼덕 대통령으로 뽑은 사람들의 책임이 더 크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우리 국민들은 그동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한 사람의 ‘정체’는 제대로 살피지 않고 “그래도 내 편을 찍는다”면서 현란한 말솜씨와 말도 되지 않는 감언이설에 속아 표를 찍어 놓고는 나중에 그 사람이 하는 행동을 보고 “어? 이게 아닌데?” 하면서 “이번에도 대통령 잘못 뽑았다”면서 후회를 한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그런데 대통령을 뽑는 선거철이 또 돌아왔습니다. 앞으로 3개월 후면 우리 국민들은 “누굴 대통령으로 뽑을 것인지” 결정을 해야 합니다.
저는 이번에는 우리 국민들이 또 어떤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으실 지 자못 궁금합니다. 부디 이번에는 덜퍽 뽑은 뒤에 후회하지 마시고, 우리 국민들이 높은 안목과 지혜를 발휘해서 ‘대한민국의 대통령답게 높은 자질과 능력, 성품이란 삼박자를 고루 갖춘 분’을 대통령으로 뽑아 주시기를 5,182만 1,669분의 1에 해당하는 국민으로서 간절히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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